페이스북 "망 비용 못 낸다"…SKB와 충돌, 무임승차 논란

SKB "네이버 등 수백억 지불…국내업체와 역차별 생길 수도"


[ 이정호 기자 ] 국내 통신사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망 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말부터 페이스북과 국내 서버 설치 및 망 비용 대가 산정에 대한 협상을 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매년 급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맞춰 SK브로드밴드의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페이스북 전용 캐시서버를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캐시서버는 사용자들이 자주 요청하는 콘텐츠를 사용자와 가까운 위치에 저장해 두는 일종의 임시 서버다. 데이터 과부하를 막고, 웹서버를 가동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SK브로드밴드는 적정 대가의 망 비용(트래픽 비용)을 지급한다면 캐시서버를 설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페이스북에 전달했지만, 페이스북 측이 이 같은 제안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캐시서버 설치비와 망 비용 분담 비율을 둘러싸고 양측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매년 수백억원의 망 비용을 내는 국내 인터넷서비스 회사들과 비교하면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애초 SK브로드밴드는 KT가 보유한 국내 서버와 페이스북 홍콩 지사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서버 등 2개 경로를 통해 페이스북 콘텐츠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KT 서버와 연결된 망이 끊기면서 SK브로드밴드 인터넷에 가입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접속 지연 등 불편을 겪었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 “KT 서버와 연결된 접속 경로를 차단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현재 LG유플러스와도 같은 내용의 협상을 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페이스북으로부터 망 비용을 받고 있는 KT도 내년 7월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들을 차례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용자 수를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의 무임승차 횡포”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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